한국전쟁과 미디어 생활 6. 베스트셀러
2646호 | 2015년 6월 22일 발행
한국전쟁과 미디어 생활 6/10 베스트셀러
수기, 전시의 베스트셀러
전쟁이란 무엇인가?
사느냐, 죽느냐다.
전시의 책은 무엇인가?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다. 전시에 논픽션이 쏟아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전쟁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1945년 해방 직후 호황기를 누렸던 한국 출판 산업은 한국전쟁을 맞아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그러나 이내 우리 민족의 치열한 교육열과 맞물리며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읽을거리가 귀한 상황 속에서 서울에서 피난한 출판사와 지역 출판사는 경쟁적으로 출판 활동을 벌였다.특히 <<고난의 90일>>(유진오 외 지음, 수도문화사), <<나는 이렇게 살았다>>(채대식 외 지음, 을유문화사) 같은 전쟁 수기들은 당대의 베스트셀러였다.이 책들은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한 기간에 저자가 겪은 체험을 생생하게 전해 독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또 일본의 평범한 주부가 어린 세 자녀와 함께 만주에서 일본으로 돌아가기까지의 고생담을 담은 수기 <<내가 넘은 삼팔선>>(후지와라 데이 지음, 정광현 옮김, 수도문화사)도 꾸준히 읽혔다. 삼팔선을 넘어 남한으로 월남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처럼 받아들였다고 한다. |
수기 외에 김삿갓으로 알려진 김병연의 시를 중심으로 그의 일생을 재구성한 픽션인 김용제의 <<방랑시인>>, 김내성의 장편 연애소설 <<청춘극장>>도 인기를 끌었다. 전쟁에 시달리는 피난민을 위로하고 향수를 달래 주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전쟁기에 출간된 책들은 당시 사람들에게 큰 위안을 주었으며 전쟁 후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되었다.
부길만, 동원대학교 광고편집과 교수, <<한국 출판 역사>>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