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에 갇힌 삶
줄리아 우드(Julia T. Wood)의 <<젠더에 갇힌 삶: 젠더, 문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Gendered Lives: Communication, Gender, & Culture)>>
남성과 여성은 성이 아니다
남자와 여자는 태어나지만 남성과 여성은 만들어진다. 남성은 남성이어야 하고 여성은 여성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인간을 나누고 쪼개고 부수고 짜낸다. 눈물 대신 웃음을 위해 우리는 ‘젠더’라고 말해야 한다.
줄리아 우드는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젠더 이론, 페미니즘 이상이다. 미국의 남성학운동, 젠더 관점의 언어커뮤니케이션, 가족·학교·조직·미디어 등 젠더 차별 환경과 제도, 젠더 권력에 의한 폭력을 다룬다. 현상과 실천을 함께 본다. 다양한 계층, 민족, 인종, 성적 지향성에 대한 학술적 논의도 포함한다.
젠더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사회적, 심리학적으로 형성된 성이다. 젠더는 전적으로 문화적 가치와 관행에 따라 결정된다. 문화가 심어 주는 대로 여성과 남성의 커뮤니케이션과 행동이 정해진다. 여성과 남성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느냐는 다시 젠더의 의미를 결정한다.
화성 남성, 금성 여성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면?
사람에 따라서 남성이지만 금성 여성에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성보다 젠더를 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젠더는 개인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성과 다른 젠더를 선택하면 사회적, 문화적 저항으로 보곤 한다.
남성성이란 뭘 말하는 것인가?
산업혁명 전에는 육체의 힘과 참을성을 강조했지만 그 이후 지적인 능력과 경제적 성공으로 재정의되었다. 남성성과 여성성은 상대 개념이다. 여성성은 점차 돌봄이나 의존성을 가리키게 되었다.
여성성이란 무엇인가?
데이드르 맥크로스키는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한 경제학 교수다. 그는 여성이 된 후 여성성을 학습했다. 여성의 표정, 몸짓, 자세 등을 연습했다. 그는 “젠더는 학습된 습관이 모여 쌓인 것이다. 그것은 달팽이가 만든 껍질인데 후에 달팽이는 그 껍질 안에 갇히게 된다”고 말했다.
페미니즘은 어떻게 정의되는가?
페미니즘이란 다양한 삶을 존중하고 평등을 위해 힘껏 헌신하는 것이다. 여성, 남성, 특정 성적 지향성, 인종, 소수자, 동물 등 억압에 대한 저항을 의미한다. 따라서 페미니즘의 지향성은 다양하다.
남성운동도 필요한 것인가?
낯선 개념이다. 여성운동의 목표가 여성의 권리와 힘인데 남성은 이미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반페미니스트 남성운동도 소개한다. 지향점은 같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생되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문제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젠더가 피해자다.
젠더 문제에서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을 할 수 있나?
변화의 지렛대다. 1848년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의 세니커폴스 연설이 없었다면 미국의 여성운동은 없었다. 젠더 불평등의 경험을 누군가와 나누지 않는다면 변화시킬 힘도 얻지 못한다.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현상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드러나지 않는다. 현상의 명명은 문제 인식과 해결의 출발점이다.
미디어는 젠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미디어는 다양하면서도 모순적인 젠더 이미지가 각축하는 매혹적인 무대다. 전통적인 젠더 역할, 남녀 간의 불평등한 권력, 비현실적인 몸 이미지를 현실 반영의 명목으로 재현한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그러한 젠더를 이해하고 내면화한다.
젠더에 대한 고정관념은 어느 정도인가?
강간은 낯선 사람이 저지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강간범의 75%는 지인이다. 섹시한 옷차림의 여성이 강간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만나기 전에 미리 계획된 강간이 대부분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진실을 볼 수 있다.
학교가 젠더 불평등의 재생산 기구인가?
문화는 ‘원래부터 그런 식’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문화 교육기관이 구현한 지배 질서는 더욱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학교는 젠더 불평등을 영속화시키는 중요 기관이다. 눈에 드러나거나 드러나지 않은 커리큘럼을 통해 남성성과 여성성이 강화된다. 학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젠더는 학습되고 전파된다.
교육은 젠더를 강화하는가, 해결하는가?
사회 전반의 문화가 젠더 차별을 만들어 낸다. 배우면 배울수록 불평등의 기회와 가치를 더 쉽게 받아들이게 되는 사회체계가 문제의 근간이다. 이 점을 깨달으면 우리를 위축시키는 온갖 종류의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마침내 자신의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폭력성은 개인의 문제인가?
젠더 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폭력은 젠더 폭력을 오랫동안 수용한 결과다.
우리 사회의 구조와 제도적 관행은 폭력을 어떻게 방조하는가?
우리는 가정폭력에 개입하는 것을 꺼린다. 고발이나 법적 분쟁을 말리거나 폭력적 배우자를 버리지 못하게 하는 비전문적인 상담자의 조언이 이런 역할을 한다. 방법은 다양하다. 제도적으로 좋은 부인이 되기 위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가해자를 용서하라고 종용한다.
이 책의 목적은 무엇인가?
불평등과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키운다. 학술 전문서다. 하지만 젠더, 문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에 삶 전반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담는다. 경험과 믿음, 생각이 남과 다를 수 있고, 불평등이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깨닫게 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한희정이다. 국민대학교 교양학부 조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