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획물의 세계사
부길만의 <<출판 기획물의 세계사>>
인간 정신 역사의 증인
인간은 기억하는 동물이다. 하루, 일 년, 십 년, 백 년, 천 년 전의 일을 잊지 않는다. 언어 때문이고 글자 때문이고 책 때문이다. 인간이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는 이유는 기억의 증인, 책 때문이다.
인류 문화에서 출판은 역할은 무엇이었나?
사상과 종교를 안내했다. 인류의 스승이 되어 역사를 발전시켰다.
이 책에 소개한 세계적 출판물의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인류 문화와 역사를 바꾼, 한 시대를 대표하는 편집저작물을 선택했다.
편집저작물이란 무엇인가?
직접 저술한 것이 아니다. 저술 소재나 내용을 새롭게 기획, 선택 또는 배열해 창작성 있는 저작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성경이나 불경 같은 종교 경전은 물론이고, 한국의 ≪조선왕조실록≫, 프랑스의 ≪백과전서≫가 모두 편집저작물이다.
선정작 가운데 종교 관련 출판물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고대와 중세의 대표 편집저작물은 인류 정신문화를 대표하는 종교 관련 출판물이 많다. 프랑스혁명 뒤로는 종교색이 옅어지면서 일반 편집저작물이 주류를 이룬다.
고대에 종교 출판물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였나?
문화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거의 전부였다.
종교로부터 인간으로, 관점 전환은 언제 시작되었나?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를 부흥시키려던 르네상스 이후 인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인문주의적인 출판물이 대거 등장했다. 동양에서는 ≪오경≫에서 알 수 있듯이 고대부터 인간에 대한 관심이 컸다. 이후 계속 이어졌다.
≪백과전서≫는 프랑스혁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신 중심의 중세적 가치관을 거부하고 과학과 기술의 최신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달했다. 당시 사회제도를 이성의 눈으로 고찰했던 ≪백과전서≫는 부패한 왕정을 무너뜨리는 중요한 정신적 기반이 되었다.
활판인쇄술은 인류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나?
책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모든 사람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시대를 만들었다. 근대라는 새로운 정신의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산업혁명은 출판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인쇄 기계를 만들었다. 서적의 대량생산과 대량보급 시대를 열었다. 도서가 상품으로 거래되는 본격적인 출판시장을 형성했다. 새로운 독자층이 생겼으며 출판이 기업화되었다.
문고본은 출판의 발달사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
독서의 생활화와 지식의 대중화를 의미한다. 펭귄북스는 기존 페이퍼백 출판을 한 차원 높여 준 혁명적 출판 양식이었다. 영국에서 페이퍼백 출판 붐이 일어났다.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우리나라 문고본 출판의 특징은 무엇인가?
해방 직후 을유문고, 정음문고, 민중문고가 인기를 모았다. 1960년대에는 전집의 위세에 눌려 활성화되지 못했다. 1970년대에는 박영문고, 서문문고, 삼중당문고, 문예문고가 등장했다. 문고본 붐이 재현되는 듯했지만 지속되지 못했다.
정보사회에서 출판은 어떻게 변했나?
뉴미디어에 의한 출판, 새로운 성격의 출판인 전자출판이 가능해졌다. 만인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시대를 넘어 만인이 책을 만들어 보급할 수 있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출판은 어떤 모습인가?
텍스트에 한정되지 않는다. 음향, 동영상을 구비해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책을 만들게 되었다. 전자책이나 인터넷으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내용 검색도 자유자재로 가능하다. 저자와 독자가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처럼 일반인들이 백과사전과 같은 책을 공동 집필하여 인터넷에서 공유·수정·보완할 수 있게 되었다.
집단지성이 출판을 대신할 수 있을까?
집단지성을 통한 출판과 전통 출판은 대립되거나 대체되는 것이 아니다. 두 종류의 출판은 콘텐츠의 내용과 콘텐츠 개발의 목적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질 뿐이다.
출판의 미래는 무엇인가?
종이책과 전자책이 공존하며 발전할 것이다. 출판은 지식기반산업으로서 모든 콘텐츠 산업의 핵심으로 계속 작용할 것이다. 오늘날 선진국들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문화산업 발전에 주력하며 독서 진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출판산업은 역사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 책 ≪출판 기획물의 세계사≫를 쓰게 된 동기는?
세계사를 출판의 관점에서 조명했다. 개인 저술이 아니라 한 시대의 지성과 문화를 집약해 낸 편집저작물의 역사를 통해 세계사를 새롭게 바라보고자 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부길만이다. 동원대학교 광고편집과 교수다. 한국출판학회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