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스토메르/무엇 때문에?
강명수가 옮긴 레프 톨스토이(Лев. Н. Толстой)의 ≪홀스토메르/무엇 때문에?(Холстомер/За что?)≫
중후하거나 추레하거나 둘 다거나
천덕꾸러기 얼룩빼기는 거세까지 당하지만 주인을 제대로 만나자 최고의 경주마가 된다. 주인의 애첩을 쫒는 추격전에서 부상을 입자 영광은 막을 내리고 이 주인, 저 주인에게 팔려 다니다 도살된다. 말이 그랬다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살면서 중후하게 늙을 수도 있고, 추레하게 늙을 수도 있고, 가련하게 늙을 수도 있다. 때로는 중후한 동시에 추레하게 늙을 수도 있는데, 얼룩빼기 거세마는 바로 이 경우에 속했다.
≪홀스토메르/무엇 때문에?≫, 레프 톨스토이 지음, 강명수 옮김, 10~11쪽
이 두 편을 묶어 번역한 이유는 무엇인가?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말하는 삶과 죽음은 무엇인가?
인간에게 삶과 죽음은 불변항이다. 우리 인간은 모두 이것을 매개로 연결된다. 그러므로 타자의 아픔과 고통, 소외와 불안은 곧 우리 자신이다.
인간의 불변항에 대한 당신의 태도는 무엇인가?
삶과 죽음을 외면하지 말고 눈 감지 말자. 그것은 인간 자체에 대한 외면이고 회피다.
인간 자체를 외면하지 않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나?
그래서 나는 이 두 편을 한 책에 묶었다. 문학은 우리를 잊고 싶은 진실, 인간 조건과 만나게 한다.
첫 작품이 말하는 홀스토메르는 누구인가?
말이다. 얼룩빼기 거세마의 이름이다. 작품의 주인공이고 부제는 그래서 “어느 말의 이야기”다.
중후한 동시에 추레하게 늙으면 어떤 모습이 되는가?
홀스토메르의 굴곡진 삶이 그랬다는 말이다.
이 말은 어떤 굴곡진 삶을 산 것인가?
다른 말과 달리 얼룩빼기로 태어나 말 떼로부터 차별을 받는다. 목장 주인에게 거세까지 당한다. 그러나 세르푸홉스코이 공작은 버림받은 말을 비싼 값에 사들인다. 훌륭한 경주마로 키운다. 홀스토메르는 전성기를 누린다. 그러던 어느 날 공작의 애첩이 바람나 도망치고 그녀를 추적하던 말은 크게 다친다. 경주마의 삶은 끝났다. 이 주인, 저 주인에게 팔려 다닌다. 늙고 병들어 도살된다.
말의 이야기를 누가 들려주는가?
말이 말을 말한다. 타성에 젖은 우리 의식에 일격을 가하려는 톨스토이의 전략이다.
이 작품에서 말 떼는 무엇의 메타포인가?
현대 사회조직을 나타낸다. 여기서 말은 인간처럼 느끼고 생각한다.
말이 보여 주는 인간은 어떤 모습인가?
부조리, 위법, 소유권 문제, 사회적 강압, 심리적 강제와 폭행, 전횡, 박해다.
이 작품의 주제를 부각하기 위해 톨스토이가 선택한 이야기 기법은 무엇인가?
대조다. 그의 많은 작품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법이다.
어떤 대조가 등장하는가?
젊은 홀스토메르와 늙은 홀스토메르, 늙은 홀스토메르와 젊고 생기발랄한 말 떼가 대조된다.
대조 기법은 어떤 효과를 얻는가?
도덕성의 문제, 선악의 문제, 기생충 같은 삶과 노동하는 삶의 문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톨스토이에게 대조라는 개념은 어느 정도의 지위를 갖는가?
인간의 삶과 죽음, 미와 추, 젊음과 늙음에 대한 그의 성찰과 통찰은 대조를 통해 표현된다. 후기의 관념과 이상, 나아가 그의 사상까지 표현하는 방법이 된다.
1860년대의 초반에 이 작품을 집필한 뒤 1880년대에 다시 썼다. 차이는 뭔가?
첫 작업에서는 담백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세르푸홉스코이와 홀스토메르의 전성기, 그들의 화려하고 행복한 시절을 강조해서 묘사한다. 두 번째 작업에서는 사실적 어조로 세르푸홉스코이와 홀스토메르의 쇠퇴기, 그들의 늙고 추레한 시절에 중점을 둬서 표현한다.
당신은 이 작픔에서 무엇을 보았나?
진정으로 산 삶과 그냥 산 삶의 경계에 선 나와 너를 읽을 수 있었다. 소멸하는 삶과 아름다움의 의미도 반추하게 만든다.
<무엇 때문에?>는 어떤 이야기인가?
러시아가 폴란드를 지배하던 시절, 유형을 당해 강제 노동에 처해진 폴란드인 미구르스키와 그의 아내 알비나의 이야기다. 탈출을 목전에 두고 밀고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되자 알비나는 외친다. “무엇 때문에? 무엇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 때문에?”
막시모프의 ≪시베리아와 강제 노동≫에서 가져온 모티프라는 말이 사실인가?
그렇다. 1906년 2월 톨스토이는 스타호비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은 막시모프의 유명한 작품 ≪시베리아와 강제 노동≫을 읽어 보았소? 강제 노동과 유형의 역사적 묘사가 눈에 띄오. 한번 읽어 보시오. 사람들이 얼마나 놀랍도록 잔인하게 행동하는지, 짐승들도 정부가 하는 것처럼 그렇게 잔인하게 할 수는 없을 거요.”
주제는 무엇인가?
거대한 국가의 폭력과 심리적 강압으로 인해 희생양이 된 한 인간의 실존적 아픔과 고통이다.
폴란드 민족해방운동에 대한 작가의 태도는 어떤가?
공감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작품 곳곳에 산재해 있는 폴란드 봉기와 관련된 다섯 문장을 쓰기 위해서 수많은 책을 정독해야만 했다.”
언제 썼나?
1906년 1월부터 4월이다. 1906년 모스크바에서 발간된 저서 ≪독서회≫에 처음 수록되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강명수다. 포항대 관광호텔항공과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