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세기 천줄읽기
<스승의 날 특집> 배워야 산다 3. 학교가 주저앉는 이유
정혜영이 옮긴 엘렌 케이(Ellen K. S. Key)의 ≪어린이의 세기(Das Jahrhundert des Kindes) 천줄읽기≫
학교가 무엇을 하는가?
어른을 만드는가? 어떤 어른을 만드는가? 누가 모델이 되는가? 그것은 가능한 일인가? 아이는 스스로 성장한다. 누구와도 다른 어른이 된다. 인간을 만드는 것은 성적과 모델이 아니다.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자연이 스스로 돕도록 하고, 단지 주위 상황이 자연의 활동을 지원하도록 살펴보는 일, 그것이 교육이다.
≪어린이의 세기 천줄읽기≫, 엘렌 케이 지음, 정혜영 옮김, 27∼28쪽
방임인가?
아니다. ‘스스로 성장하게 함’의 교육이다.
‘스스로 성장하게 함’의 교육은 뭔가?
케이 교육의 기본 원칙이다. 어린이가 스스로 성장하도록 두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라 했다.
어른은 뭘 하나?
어린이의 본성을 억압하는 행위를 삼가고 어린이가 스스로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어린이의 본성이란 무엇인가?
고귀하고 존엄한 인격성과 자발성이다. 케이는 어린이를 성인의 축소판으로 보아 온 기존 관념을 뛰어넘어 어린이의 고유한 권리와 삶을 인정했다.
무엇이 어린이의 본성을 억압하는가?
무엇보다도 체벌이다. 삶의 실제와는 전혀 상관없이 고통과 수치심을 줄 뿐이다. 어린이는 자신의 행위에서 수반되는 가혹한 결과만을 감내해야 한다. 어린이를 통제하는 학교 조직도 어린이의 본성을 억압한다.
학교는 어떻게 억압하는가?
케이는 학교가 어린이들을 군서 동물처럼 다룬다고 비판한다. 학교는 폐지하고 가정 수업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들을 성별로 구분해서 교육하는 점, 수업 재료가 어린이들의 서로 다른 소질과 재능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교과의 분열, 시간표에 따라 학습을 나누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학교를 없애면 대안이 있는가?
유치원 대신 가정 학교를 제안했다. 학교의 목적은 각 개인에게 스스로 발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에 적합한 모델은 가정과 같은 학교다.
가정 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통합 학교를 꿈꿨다. 성, 사회 계층, 소질이 서로 다른 어린이가 함께 생활하면서 독립적으로 배우고 실천적으로 활동하는 곳이다. 개체성의 형성에 기여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열두 명으로 축소할 것과 시험 제도, 성적 평가 제도, 성적표 제도를 폐지할 것을 주장했다.
당시 사람들은 그의 주장을 인정했는가?
이 책이 1900년 스웨덴에서 처음 발간했을 때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2년 뒤 독일어본이 출간되면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커다란 반향의 내용은 무엇인가?
20세기로의 전환기에 독일을 중심으로 전개된 ‘개혁교육학 운동’에 그의 책이 기본 사상을 제공했다.
개혁교육학 운동이 뭔가?
성인 중심의 전통적 학교를 비판하며 ‘어린이 중심 교육’을 추구하는 교육 운동이다. ‘어린이로부터’라는 지향성을 강조하며 형성된 교육 운동의 흐름인 ‘어린이로부터의 교육학’의 대표 인물로 케이를 손꼽는다.
케이 교육 사상의 배경은 무엇인가?
유년의 기억, 과거와 당대의 사상가·교육학자의 영향이다.
그녀의 유년 시절은 어땠는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하는 부모 아래서 자라났다. 학교에 가는 대신 집에서 어머니와 가정교사에게 교육을 받았다. 학교 교육의 이상으로 가정 학교를 제시하고 자유 교육을 강조한 데는 개인적 경험이 한몫했다.
밑바탕이 된 사상과 교육 이론은 무엇인가?
문학, 역사학, 철학, 심리학, 생물학 이론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통합했다. 괴테의 낭만주의, 니체의 힘에의 의지, 스피노자의 일원론, 몽테뉴의 도덕주의, 루소의 자연주의,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이 내용을 이룬다.
오늘날 우리 교육 현실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케이가 당시 교육에 가한 ‘개체성 억압’이라는 비판은, 대학 입시와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도구화·기능화되고 있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도 여전히 적용된다. 대안으로 제시한 개체성 발달, 인격체 형성을 위한 교육 방안 또한 우리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과제다.
이 책은 원전에서 얼마나 뽑아 옮겼나?
교육과 직접 관련이 있는 ‘교육(Erziehung)’, ‘학교에서의 영혼 살인(Die Seelenmorde in den Schulen)’, ‘미래의 학교(Die Schule der Zukunft)’를 중심으로 핵심 내용을 뽑았다. 발췌 분량은 책 전체의 30% 정도가 된다.
당신은 누구인가?
정혜영이다. 공주교육대학교 초등교육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