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짚모자|눈뜨는 봄|계몽의 열매|제로 형제의 시련 외
웃겨도 웃을 수 없는 부조리극
연극의 네 요소는?
무대, 배우, 관객, 희곡.
희곡의 세 요소,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까지
줄줄이 외우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그럼 희곡 한 편을 끝까지 읽어 본 학생은?
…….
찾기 힘들다.
이제 이 부조리극을 끝내고 새 막을 올려야 한다.
거기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
부조리는 체제를 뛰어넘어
폴란드가 가장 사랑하는 극작가 므로제크. 그의 단막극 두 편을 한데 엮었다. 부조리한 상황 설정에 유머를 곁들여 현대인의 모순된 욕망과 통속적인 감성,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한 편은 사회주의 체제에서, 한 편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썼다.
≪바다 한가운데서/미망인들≫, 스와보미르 므로제크 지음, 최성은 옮김, 폴란드
웃다가 졸도한 뮤지컬의 원형
보드빌은 뮤지컬의 원형이다. 19세기,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장르지만 문학성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라비슈는 이 작품으로 대중성과 문학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보드빌 대가로 거듭났다. 초연 때 관객이 웃다가 졸도해 병원에 실려 갔다는 작품이다.
≪이탈리아 밀짚모자≫, 외젠 라비슈 지음, 장인숙 옮김, 프랑스
조용한 일상의 교란
오페라 공연을 마친 처제에게 절대 ‘브라보’를 보낼 수 없는 사연, 세상의 지식을 모두 섭렵한 바보가 부모에게도 그 사실을 밝힐 수 없는 사연, 조용한 일상을 교란시키는 예기치 못한 사건 여덟 편이 펼쳐진다. 개그콘서트만큼 익살스럽되 격조를 갖춘 부조리극이다.
≪동물 없는 연극≫, 장 미셸 리브 지음, 임혜경 옮김, 프랑스
자식의 성욕이 두려운 부모
나이가 차면 애들은 성을 느낀다. 어른은 두렵다. 성을 묻는 아이들은 죽어 버리고 부모는 자식을 저주한다. 작가는 문명에 의해 소외된 시민 현실에 성의 진실을 충돌시킨다. 이때 발생하는 불꽃은 찰나적이지만 결코 잊히진 않는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원작.
≪눈뜨는 봄≫, 프랑크 베데킨트 지음, 김미란 옮김, 독일
믿음이 사랑만 못한 까닭
중세 영웅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가 근대 비극의 선구자 헤벨에 의해 3부작 비극으로 재탄생했다. 믿음은 배신을 낳고 배신은 복수를 낳고 복수는 비극을 낳는다. 그곳에 아직 용서와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다. 독일 민족의 민족성을 이해할 수 있는 교양 필독서.
≪니벨룽겐≫, 프리드리히 헤벨 지음, 김충남 옮김, 독일
명랑 톨스토이를 만나다
톨스토이는 희곡도 썼다. 그중에서 가장 밝고 명랑한 작품이다. 작가는 ‘가정 풍자극’이라고 정의했다. 당시 러시아 귀족 사회에서 널리 행해지던 강신술 실험을 비판한다. 근엄함을 내려놓은 톨스토이를 만날 수 있다. 국내 처음 지만지가 소개한다.
≪계몽의 열매≫, 레프 톨스토이 지음, 김서연 옮김, 러시아
폭력을 막는 폭력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1795년 칸트는 ≪영구평화론≫을 발표했다. 세계가 영원한 평화의 길로 나아가지 않으면 전쟁으로 공멸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그럼 테러에 대한 전쟁은, 폭력을 막는 폭력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목적과 수단의 관계, 필요악에 대한 사색으로 초대한다.
≪영원한 평화≫, 후안 마요르가 지음, 김재선 옮김, 스페인
아프리카 해방과 기독교적 사기
1960년대를 전후해 아프리카는 독립된다. 제국은 물러가고 기독교가 남는다. 현지 교회가 비 온 뒤 버섯처럼 십자가를 세운다. 목사 제로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선지자입니다. … 사실 그 나물에 그 밥이지요.” 아프리카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월레 소잉카의 희곡.
≪제로 형제의 시련≫, 월레 소잉카 지음, 박정경 옮김, 나이지리아
운전 배우기, 인생 배우기
처음 배울 때 어렵고 서툴고 무섭지만 익숙해지면 쉽고 즐거운 게 운전이다. 주인공 소녀는 운전을 배우면서 인생과 사랑도 배운다. 안전벨트를 매고, 전후를 주시하며 방어 운전을 하는 것, 그것은 앞으로 겪을 세상에서 취해야 할 태도이기도 하다.
≪운전 배우기≫, 폴라 보글 지음, 이지훈 옮김, 미국
프로메테우스의 꿈
프로메테우스는 신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한 죄로 사슬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인다. 아이스킬로스는 제우스와 그의 대립을 독재와 자유, 전능과 전지의 대립으로 구성했다. 간을 쪼이는 고통 속에서도 의지를 꺾지 않던 프로메테우스가 꿈꾼 건 무엇이었을까.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아이스킬로스 지음, 김종환 옮김, 고대그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