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과 한국문학 2. 단편 소설 ≪초판본 강용준 작품집≫
2638호 | 2015년 6월 16일 발행
한국전쟁과 한국문학 2. 단편 소설
말할 수 없는 것만 남은 현실
전쟁과 비극이 소설이 된다.
저항과 비판이 글을 쓴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만 남은 현실.
무서웠다.
다만 죽음을 느꼈을 뿐이다.
“무서웠다. 민수는 이 속에서 단지 무서웠을 뿐이다. 그리고 죽음을 느꼈을 뿐이다. 이 이상 무엇이 있었던가. 그 소름이 돋치는 공포와 떼쳐버릴 수 없는 불안과 덮쳐누르는 것 같은 강박관념 외에 무엇이 있었던가, 애초에 우리에게 목적이 있었던가, 또 그 알량한 목적이 있었다면 지금 그 따위가 뭐 말라비틀어진 것이냐. 그저 밑으로 찾아드는 듯한 피로만이 지금의 나의 전부다.
그런데 이 맹랑한 작자들은 나에게 목적을 대라는 것이다.”
<철조망>, ≪초판본 강용준 작품집≫, 강용준 지음, 권채린 엮음, 54쪽
<철조망>은 수용소라는 극한 상황에 놓인 인간의 내면세계를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묘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