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키 단편집
인간(Человек)
… 영혼이 피로해지는 시간,
회상(回想)이 지난날의 희미한 그림자에 생기를 불어넣어
마음의 평정을 되찾게 하고, 상념(想念)이 눈
앞에 닥친 혼란을 청명한 가을 햇살처럼 밝게 비춰주며
한낮의 혼란 위에서 기분 나쁘게 빙빙 돌다가
무력하게 대기 위로 떠올라 높이 날아가는,
영혼이 지쳐버린 고통스러운 시간이면
나는 더없이 위대한 ‘인간’의 형상을 떠올리곤 한다.
최윤락이 골라 옮긴 <<고리키 단편집>>은 7편의 작품을 담았다. 1823년, 작가는 자신의 창작과 문체에 대해 고민하면서 “인간에 대한 관계에서 보자면 인간중심주의자”, “자연 묘사에 대한 관계에서 보자면 의인론자”라고 스스로를 설명했다. 위의 인용문은 단편집 마지막에 소개되는 <인간>의 첫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