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윤 단편집 초판본
한국 근대 단편 소설의 실험실
나는 新聞을 본다. 或 雜誌나 書籍도 본다. 아참에 變하고
저녁에 고티는 神經質의 世上도 趨移를 대강은 짐작하고,
우숨 잇고 눈물 잇고 情 잇고 피 잇는 詩나 小說도 닑으며,
일즉이 學校에도 좀 단이어서 空氣의 溫度가 크면 비나 눈
이 오고, 눈이나 비가 올 면 空氣의 溫度가 놉하지는 理
致도 적이 알고, 수박은 沙質壤土에 適當하고 茄子는
輪作이 조치 못하다는 農事上 智識도 약간 잇다
―<핍박>의 2장 첫머리에서
지식을만드는지식의 ‘한국 근현대소설 초판본 100선’ 가운데 한 편인 <<현상윤 단편집>>은 백지연이 여덟 편의 원전을 찾아내 해설하고 주석하여 완성되었다. 현상윤은 그 유명한 <<조선유학사>>와 <<조선사상사>>를 완성한 인텔리였다. 여섯 번째로 소개되는 <핍박>은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일인칭시점으로 주인공의 내면 서술을 시도함으로써 그의 실험 정신을 유감없이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