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리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연구 현장 4. 광주 조선대학교
김성재와 광주의 봄
김성재는 산수유 터지는 조선대학교 캠퍼스에서 “지금까지 미디어학에서 볼 수 없었던 정말 획기적인 책”을 번역한다. 이 젊잖은 문화과학자에게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어떤 의미일까?
장자크 루소는 말합니다. 교육은 시간을 벌기 위해 시간을 잃는 일이라고. 저는 그의 교육철학을 강단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교육은 시간을 투자해 인간을 완성하는 일이 아닙니다. 스스로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입니다. 교육의 결실은 더 이상 교육을 위해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는 자율적인 인간의 탄생입니다. 유연하고 흥미로운 강의와 세미나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은유, 풍자, 유머 등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준비해 학생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학습효과를 높입니다.
최근 저의 관심사는 한국의 소리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한국인의 희로애락은 공동체적 청각공간에서 일어납니다. 소리 커뮤니케이션이자 소리예술인 노래에서 가장 풍부하고 정확하게 확인됩니다. 엘리아스 카네티의 ≪인간의 지방(Die Provinz des Menschen)≫을 펼칩니다. “음악은 새로운 말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최고의 위안이다. 음악이 설사 말을 만든다 하여도 마술이 지배하여, 말의 위험을 해체시킨다. 그러나 가장 순수한 것은 음악이 스스로 연주될 때다.” 그는 유리처럼 맑고 투명하고 간단한 언어로 독자를 설득합니다.
올해 중요한 연구 과제는 한국미디어문화학회 회원들과 함께 베르너 파울슈티히의 ≪미디어문화사≫를 번역하는 일입니다. 인간 매체(여자), 동작 매체(춤, 제스처), 소리와 연극 매체(음악, 연극), 기록 매체(회화와 문서) 그리고 기술적인 대중매체까지, 매체의 본질과 다양성을 다룹니다. 통사라기보다는 문화의 시간 축을 따라 기술했습니다. 총 4권 중 고대에서 중세까지를 다룬 1권과 2권은 올 상반기에 탈고하여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출간합니다. 지금까지 미디어학에서 볼 수 없었던 정말 획기적인 책입니다.”
김성재
연세대학교에서 사실주의 독문학을 공부했다. 독일 뮌스터대학교 언론학과에서 “유행과 반유행”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행을 수동적이고 능동적인 공론장에서 대중의 주의와 인기를 끄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으로 분석했다. 연구 주제는 커뮤니케이션 이론, 매체철학, 매체미학이다. 지금은 한국의 소리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한다. 한국지역언론학회장, 한국미디어문화학회장, 한국지역사회학회장, 독일 바이로이트대학 객원교수를 지냈다. 현재 조선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이고 광주연구소 소장이다.
≪한국의 소리 커뮤니케이션≫
소리는 그림이나 문자보다 훨씬 더 직접적이고 정확하게 뇌를 자극한다. 소리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인간의 의식 활동과 태도 변화에 결정적이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한국의 소리 메시지를 다룬다. 영혼을 일깨우는 쇠북소리에서 현대의 대중가요까지, 그 힘의 내력과 작용을 탐사한다. 침묵과 소음을 포함한 모든 소리는 인간의 몸과 영혼을 움직이는 근원적인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