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철 육필시집 엉겅퀴
2678호 | 2015년 7월 11일 발행
복날
헌 달구지 지나간 발자국 멀리
파인 황톳길 복날
칼날처럼 서늘해지는 속을
또 한 번 다치려고
시장 좌판에 앉아 마시는
칼날 지나간 더운 국물
한은 쉼 없이 담금질하는 것
황톳길 달구지 위에
오래 짓눌려
쫄깃해진 피
세파에 절어 단내가 나는
구부정한 서른여덟,
선지에 베여 더 서늘해진 속이
이제 조금 알겠다는 듯
목이 메이는 복날
≪최영철 육필시집 엉겅퀴≫, 88~91쪽
복날 선짓국을 먹는다.
담금질한 국, 세파에 절은 피
더 서늘해진 속에 목이 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