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공채 시선 초판본
여름 停車場
여름날은 추억을 만들어
다시 한 번 여름을 마음속에 출렁이게 한다
느릿한 목소리로 女歌手는 노래하고
바다 停車場으로 가는 汽笛도 뜨겁다
자아, 이제 거짓의 땀이 배인 虛禮의 옷을 벗고
바다 綠陰 속으로 沈沒하는 알몸
추억은 부드럽고 豊滿한 젖가슴에서
시간을 잊어버린 사람을 만든다
어쩐지, 느릿한 섹스폰의 哀調는
잠의 密室로 가자고 울고,
女子의 가방은 强烈한 햇빛 속에서 密室을 담고 있다
그래서 여름 綠陰은 길게 늘어지고,
바다 停車場은
때 묻은 갈매기를 날리고 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손수건 같은 追憶을 부풀게
하고 있다
誘惑은 자꾸 더워 가고 있다
여름은 停車場을 펼치고, 뜨거운 술잔을 당신에게
드리고 있다
≪정공채 시선 초판본≫, 37~38쪽
여름은 유혹이다.
여름은 정거장이다.
여름은 출렁이는 유혹의 정거장이다.
2690호 | 2015년 7월 18일 발행
유혹은 자꾸 더워가고 있다
오태호가 엮은 ≪정공채 시선 초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