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크리크로부터
1969년
0000명의 콜로라도인들이
베트남전에서 전사했다.
1978년
0000명의 콜로라도인들이
고속도로에서 죽었다.
1864년
인디언들은 아무도 죽지 않았다.
기억하라. 밀라이를.
50년 동안,
아무도 몰랐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것은 상원 의원들뿐만 아니었다.
기억하라. 샌드크리크를.
≪샌드크리크로부터≫, 사이먼 오티즈 지음, 김성훈 옮김, 21~22p
이것은 어떤 작품인가?
≪샌드크리크로부터≫는 샌드크리크 학살을 성찰하는 서사시다. 서시, 후시와 본문을 이루는 42개의 시로 구성되었다. 각각 시가 독특한 구조와 완성된 의미,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하나의 더 큰 시가 된다.
샌드크리크 학살이란 어떤 일이었나?
1864년 11월 29일, 콜로라도 민병대와 포트리온 부대가 야영하던 샤이엔과 아라파호 부족을 학살했다. 여자와 아이들 105명과 남자 28명이 죽었다.
밀라이는 베트남에서 있었던 그 일을 말하는가?
그렇다. 밀라이 민간인 학살을 가리킨다. 1968년 3월 16일, 베트남 남부 선미 마을에서 미군이 여자와 아이들을 사살한 사건이다.
두 사건은 이 시에서 무엇을 가리키는가?
숨은 폭력으로 점철된 미국의 역사다. 20세기 중반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미국의 군사 행동은 100년 전 네이티브 아메리칸에게 행해졌던 간섭 지배, 위협 학살과 다르지 않다.
사이먼 오티즈가 누구인가?
네이티브 아메리칸 작가다. 1941년 아코마 푸에블로 부족으로 태어났다. 네이티브 아메리칸의 구전 전통을 가장 잘 구현하는 작가 중 하나다.
미국 문학에서 구전 전통의 의미는 무엇인가?
네이티브 아메리칸을 결속하는 드문 문화 요소다. 그들에게는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는 ‘대안적’ 역사다.
구전 전통의 동력과 기제는 무엇인가?
이야기하기를 통해 전통은 전승된다. 화자와 청자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 쌍방향 대화와 소통이 시작되면 두 주체 사이에 풍부한 의미가 재생산될 여지가 마련된다.
방법의 특징은 무엇인가?
주의를 환기하고 기억을 돕기 위해 똑같은 단어로 ‘반복되는 구절(verbatim)’을 사용한다.
≪샌드크리크로부터≫에서 구전 전통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샌드크리크 학살이라는 큰 서사에 오티즈의 개인 경험과 네이티브 아메리칸의 역사, 그리고 미국의 네이티브 식민 과정이 중첩된다. 이야기꾼 화자가 이 세 가지의 서사를 시공을 초월하는 목소리로 청자에게 전달한다.
목소리가 어떻게 시공을 초월하는가?
구전 전통은 과거를 현재와 같은 것으로 인식한다. ≪샌드크리크로부터≫에서도 과거형과 현재형이 교차된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이 기획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즉각성과 친밀성을 조성해 공유된 역사에 대한 기억의 폭을 넓힌다. 네이티브 아메리칸 개인과 부족을 하나로 묶어 미국 주류 역사에 저항하는 효과적 장치다.
미국 주류 역사란 무엇을 말하는가?
19세기 미국의 서부 확장은 백인에게는 개척 정신의 발현이자 미국의 발전과 영광과 미래를 상징하는 ‘명백한 운명’이었다. 그러나 네이티브에게는 자신의 땅과 삶의 터전, 문화를 파괴하고 말살하는 대참사였다. 밀라이와 샌드크리크가 가리키는 폭력으로 점철된 역사다.
폭력으로 점철된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판해 극복하고 미래의 희망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미국의 식민 정책, 제국주의적 세계 질서에 대한 경계와 비판이 선행되어야 네이티브 아메리칸과 다른 인종 간의 용서와 소통, 화합도 가능하다.
오티즈는 어떻게 이 작품을 쓰게 되었나?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미 퇴역 군인 재활 병원에 입원했다. 그곳은 콜로라도 포트리온이었다. 1864년 샌드크리크 학살 당시 제3 콜로라도 기병대와 민병대가 야영했던 곳이었다. 여기서 그는 네이티브 아메리칸 전체와 미국 역사를 돌아보게 된다.
이 작품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나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서로에게서 무언가를 배우길 원한다. 우리는 그래야만 한다. 우리 모두가 서로 함께, 서로의 안에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성훈이다. 서울대에서 강의한다.
2734호 | 2015년 9월 3일 발행
내 안에 그들이 산다
사이먼 오티즈(Simon J. Ortiz)가 짓고 김성훈이 옮긴 ≪샌드크리크로부터(from Sand Cre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