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사회주의 공동체에서 경제 계산이 불가능하리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은 또한 사회주의가 실천 불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수천 개의 글과 연설에서 사회주의에 호의적으로 제시된 모든 것, 사회주의 지지자들이 쏟아낸 모든 피땀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이 사회주의를 작동 가능한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
≪사회주의≫, 루트비히 폰 미제스 지음, 박종운 옮김, 225쪽
사회주의는 이미 무너지지 않았나?
미제스가 사회주의의 종말을 예언한 것은 1922년이다. 러시아 혁명이 성공한 뒤로 소비에트연방이 기세등등하던 때였다.
잘나가는 사회주의가 왜 실패한다는 것인가?
경제 계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경제 계산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매일 변화하는 가격에 근거해서 손실과 이익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어떤 물건을 얼마나 생산할지를 계획할 수 있다.
사회주의에서 경제 계산이 불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
가격이 없기 때문이다. 가격이 없다면 사람들이 어떤 물건에 얼마나 큰 가치를 부여하는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계획이 사람들의 가치 평가와 괴리되어 단순 재생산을 반복한다.
단순 재생산으로는 사회를 유지할 수 없나?
사람들의 가치 평가는 끊임없이 변한다. 그 속에서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주의는 질적인 면에서 시장경제 국가에 비해 후퇴하는 셈이다.
중앙 정부에서 생산 계획을 세우면 어떤가?
사회주의 정권도 인구나 생산성 같은 요소의 변화에 대응해 경제 생산을 조정한다. 그럴 때 그들이 참고하는 것은 자국민의 가치 평가가 아니라 시장경제 국가의 가격이다. 시장경제 덕분에 일정 기간 존속하지만, 비능률적이기 때문에 결국 살아남을 수 없다.
소련의 실제 모습도 미제스가 말한 그대로였나?
그렇다. 레닌도 경제난을 해결할 수 없었다. 중소 경영과 소비재 시장교환을 허용하는 쪽으로 물러서는 신경제정책을 채택했다.
신경제정책의 결과는 무엇인가?
신흥 부자층과 부농들이 생겨났다. 사회주의 혁명의 방향에 역행하는 것이었다. 스탈린은 정권 안정을 위해 그들을 시베리아 수용소로 내쫓고 산업을 다시 집단화하는 공포정치를 행했다.
스탈린의 경제정책은 무엇이었나?
이웃 시장경제 나라들의 가격을 참고하고, 기존 생산량만을 늘리는 양적 성장이었다. 소비자의 선호 변화를 무시했기 때문에 질적 성장은 없었다.
그렇다면 어떤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인가?
경제민주주의를 실현한 시장경제 사회다. 소비자의 가치 평가가 반영되는 가격이 있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인정된다.
미제스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나?
그는 독일 사민당 기관지 ≪새 시대≫와 카를 카우츠키의 열렬한 독자였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라살레까지 연구했다. 그러나 모순에 부닥치고 실망했다. 카를 멩거의 저서를 읽고 자유주의 경제학에 심취했다.
이 책, ≪사회주의≫에 대한 당대의 반응은 무엇이었나?
사회주의 분위기가 지배하던 당시 지식사회의 판도에 균열을 일으켰다. 훗날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하이에크도 이 책을 읽고 미제스의 동지이자 제자가 되었다. 그들을 중심으로 한 오스트리아학파는 사회주의와 케인스의 국가간섭주의를 비판하고 자유시장경제 사상을 전파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박종운이다. 미제스의 ≪인간행동≫을 번역 출간했다.
2744호 | 2015년 9월 15일 발행
가격 없는 경제는 없다
박종운이 옮긴 루트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의 ≪사회주의(Social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