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통신사? 뉴스통신사!
통신사라면 한국통신, SK텔레콤, LG텔레콤만 떠올리는 사람들 때문에 원조 통신사인 뉴스에이전시들이 일반명사를 뉴스통신사로 변경했다. 연합통신도 연합뉴스로 사명을 바꿨다.
우리나라의 연합통신, 동양통신, 합동통신, 동화통신, 시사통신은 물론 미국의 AP통신, 영국의 로이터통신,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 중국의 신화통신, 일본의 교도통신 등 뉴스통신사는 모두 뉴스를 수집해 신문, 방송, 포털, 잡지 같은 매스미디어와 관공서, 은행, 기업, 일반인들에게 서비스하는 언론사다.
뉴스의 도매상
뉴스통신사는 뉴스의 도매상이다. 신문, 방송, 인터넷 등 온갖 미디어들이 고객을 상대로 뉴스를 파는 소매상이라면 뉴스통신사는 일반 고객 대신 뉴스 소매상에게 뉴스를 제공한다.
미디어들도 자력으로 취재를 하지만, 무한한 뉴스의 바다에서 자체 취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당 부분 뉴스 수집 전문 기관인 뉴스통신사에 의존한다.
세계의 통신사
기자 경험이 있는 마크 트웨인은 AP를 두고 “하늘의 태양과 지상의 AP야말로 온 세상을 비추는 양대 세력”이라 논평했다. 미국의 AP와 함께 로이터, AFP, UPI는 세계 정보시장을 독점 지배해 왔다.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정보통신 기술 발전과 인터넷 보급으로 뉴스통신환경이 변하고 있지만 세계 매스미디어에 대한 메이저 뉴스통신사들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
연합뉴스는 2003년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 지정되었다. 전 세계 뉴스 정보량의 80% 이상은 AP, Reuter, AFP 등 세계 3대 뉴스통신사가 생산, 분배한다. 뉴스정보 시장구조에서 정보주권을 수호하고 국가의 홍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뉴스통신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자평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뉴스통신사에 관한 책이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흔히 접하는 연합뉴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뉴스통신사의 역사에서부터 역할, 현재 상황 등을 설명하고 신문, 방송과의 관계를 조망한다. 더불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뉴스통신기자의 애환을 풀어놓고 있어, 읽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동양통신과 연합통신에서 32년 동안 뉴스통신 기자로 활동한 저자가 취재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지은이
이문호
1943년 1월 14일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서 출생했다. 서울 살다 6·25를 만나 대전에서 피난 생활을 했다. 경기 중·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해병대 병장(138기) 전역, 1980년 일본 게이오 대학 신문연구소 연수, 1967년 동양통신에 입사했다.
연합통신 도쿄특파원, 정치부장, 워싱턴특파원, 편집국장을 역임했고, 1998년 전무이사를 끝으로 32년간의 뉴스통신기자 생활을 마감했으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운영위원장, 국회 방송자문위원, 삼성언론재단 이사, 한화석유화학 사외이사,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인터넷신문 뉴스앤뉴스 편집장 등을 지냈다.
차례
개정판 머리말
01 뉴스 현장의 파수꾼
맹물 전투기
특종과 오보
크레디트 시비
뉴스통신사 원조 공방
뉴스의 바다
시테크의 총아
뉴스통신 참조 바람
정보 새는 판문점
표절과 도용
기사 실명제
뉴스통신은 국력
1국가 1뉴스통신
서울주재 외신 기자
You are still alone
메이저들의 벽
뉴스통신 기자가 상석
국외에서 더 알려져
나라의 대외 창구
프레스센터의 인기품목
떼거리 저널리즘
02 이름 없는 도매상
음지서 양지 지향
전화 좀 고쳐주지
네티즌 세상의 연합뉴스
도매상의 익명성
관영은 정부의 입
35년부터 사진 전송
테러리스트와 자유의 투사
지역 뉴스통신사 기구들
왜곡된 이미지
메이저의 정보지배
Many Voices, One World
일기당천의 특파원
아쉬운 분업 정신
한·소정상회담의 공신
프랑스혁명은 없었다
전서비둘기와 역마
통신수단의 발달
미리 쓴 기사로 낭패
전산화의 선각자들
03 뉴스통신 기자의 애환
부장이 즉결 처분
가판신문이 사라지다
윤전기 없는 신문사
지렁이 같은 뉴스통신 기사
간결, 강렬한 리드
최전방 보병소대
만사 챙기는 꼼꼼함
과객질엔 염치가 밑천
스트레이트로 승부
변하는 부서 인기
고객 비위 맞춰야
팩트 전달이 왕도
승패 바뀐 전투보도
신뢰는 최고의 가치
발군의 속보 마인드
두 마리 토끼 사냥
수습기자의 팩트 챙기기
04 근대 통신사의 발자취
아바스가 효시
유럽 3강의 출현
전신선의 확장
신문에 뉴스를 팔다
링컨 암살 속보
유니온 잭과 함께
신대륙의 뉴스통신사
전황보도로 명성
해방통신의 좌우갈등
1945년 12월 합동 창간
종군기자와 뉴스통신사
동양과 텔레타이프
통합 실패와 셀러스 마켓
3사 정립시대
연합통신의 탄생
05 단일 뉴스통신사 시대
지방기사의 독점
경영진과 낙하산
권력 입김에 취약
인색한 계약료
끝없는 전재료 갈등
소유구조 개편운동과 뉴스통신진흥회
다양한 자구책
인포맥스 분사
금융미디어 발전과 뉴스통신
사통팔달의 외신망
도전 받는 정간법 체제
유사 뉴스통신의 증가
YTN 창업과 좌절
새 보도채널 뉴스Y
뉴스통신 출신 사장의 증언
06 스마트 미디어의 만개
자기들만의 스마트폰 세대
100% 투명한 세상
종이신문은 끝장인가
생각과 판단 기준 제공
뉴스통신의 힘, 콘텐츠
영원한 현장 기자
07 우정어린 조언
휴전 조인식 남북대표 악수 오보
뉴스통신사 외신부 24시
뉴스통신 덕 안 본 기자 있나
이젠 양보다 질로 승부
08 세계의 통신사
메이저 판도 재편
지상의 태양 AP
서산에 지고만 UPI
비즈니스의 귀재 로이터
아바스 계승자 AFP
금융정보 패자 블룸버그
변신 모색하는 타스
막강한 조선중앙통신
일본의 자존심 교도통신
모택동의 신화
볼프 후예 DPA
참고문헌
책속으로
뉴스통신사는 왜 필요한가. 뉴스의 소매상인 신문과 방송사에도 기자들이 있고 또 그들이 취재해 오는 기사의 양도 적지 않을 텐데 굳이 별도로 돈을 지불하고 뉴스통신사 기사를 구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여기저기에서 사건, 사고도 빈발하니 이른바 뉴스는 쏟아지고 그 많은 기사를 독자적으로 모두 취재하는 역량은 세계 어느 큰 신문이나 방송사에도 있을 수 없다는 결론에 쉽게 도달한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발행 부수가 많다고 하는 ≪조선일보≫지만 300여 명 안팎의 기자들이 서울에서 일어나는 온갖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 관련 기사는 물론 대구 같은 지방의 여러 소식,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선거나 아프리카 분쟁지역 뉴스, 테러전쟁 등등 지구의 삼라만상 전부를 커버할 수 있겠는가. 대답은 “택도 없다”이다.
_ “01 뉴스 현장의 파수꾼_뉴스의 바다” 중에서
프랑스의 문호 발자크(Balzac, 1799∼1850)는 1840년 “대중들은 신문이 많은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가 하나밖에 없다고 한 신문은 5년 전 설립된 아바스를 지칭한 것이다. 파리의 신문들이 하나같이 아바스라는 뉴스통신사가 제공하는 기사로 지면을 만들고 있음을 지적한 발언으로, 예리한 통찰력의 발자크는 아바스 발족 5년 만에 뉴스통신사의 실체를 간파한 셈이다.
_ “02 이름 없는 도매상_음지서 양지 지향” 중에서
지금처럼 온라인 상에서 뉴스통신 기사를 접할 수 없었던 과거, 부처나 정당의 출입기자실에서는 신문, 방송사 기자들 사이에 뉴스통신지 쟁탈전이 벌어졌다. 뉴스통신 기사를 일별함으로써 데스크에게 깨지기 전에 그날의 기사 상황을 점검하고 뉴스통신 기사를 토대로 자기 기사를 만들어 송고하는 게 하나의 큰일이었다. 복사기가 여기 저기 비치돼 있던 시절도 아니니 발 빠른 사람이 대변인실 같은 곳에서 먼저 뉴스통신을 찢어가 버리기라도 하면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또 본사 데스크들도 출입처보다 먼저 배달되는 뉴스통신을 통해 그날의 메뉴거리를 접하고 미리 미리 지면 구상을 한다거나 현장에 나가있는 자기 부하들에게 “그 무슨 얘기, 어찌 된 거야” 호통 치면서 얼굴을 세우곤 했다. 뉴스통신 기자는 정말 음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혼자 쓰면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이고 물먹으면 데스크한테 깨지면서 굉장히 좌절하는 신세가 바로 뉴스통신 기자이다. 그러니 뉴스통신이 복수라면 그 경쟁의 치열함은 신문끼리 경쟁하는 정도를 훨씬 능가한다.
_ “03장 뉴스통신 기자의 애환” 중에서
2차 대전 이후 건국한 다수의 신생 독립국들이 대체로 국영의 단일 뉴스통신사 체제를 도입했던 것과는 달리 복수의 민간 사기업 뉴스통신사가 난립해 경쟁하는 체제로 굳혀진 우리나라 상황은 어쩌면 특수하다고 할 수도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으나 우선 정부 수립까지 미군정이라는 과도기간이 존재했고 그 미국이 기업 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자본주의 국가라는 점, 정부의 통제력이 확립되기 전에 이미 다수의 뉴스통신사 설립이 기정사실화 된 점, 동맹통신으로 단일화될 때까지 뉴스통신사가 난립했던 일본의 전례, 무분별할 정도로 앞뒤 안 가리는 한국인의 왕성한 사업욕, 언론을 사업의 방패로 여긴 기업인들의 사고방식 등을 생각할 수 있다. 한국정부 당국은 그 후 여러 차례 뉴스통신사 통합을 추진하지만 실패하고 1980년 5공 정권이 들어서고야 상식을 초월하는 강압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_ “04 근대 통신사의 발자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