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평
독립영화는 흥행을 최우선으로 하는 상업영화 시스템 밖에서 산업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만든 영화를 의미한다. 작가인 감독의 개성과 예술성이 강조됨과 동시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사회와 대중의 요구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미국 독립영화의 역사는 할리우드로 대변되는 미국 영화 산업과 그 시작을 함께한다. 1960년대 급격한 사회 변화와 청년 세대의 저항은 미국 독립영화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책에는 195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 독립영화사의 이정표가 되어 준 열 편의 영화가 등장한다. 영화와 감독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만들어졌던 시대를 되돌아봄으로써 미국 현대사를 함께 조망해 본다.
지은이
이현재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영화전공 교수다. 고려대학교 인문학부 재학 중 유학, 미국 AFI(American Film Institute)에서 영화연출 석사학위(MFA)를 졸업하고 건국대학교 영화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TBS 교통방송 <송정애의 좋은 사람들>, ‘이현재 감독의 영화를 만나다’에 출연했다. 첫 연출작 <이현재식 연인살인사건>(2000)은 제2회 소니디지털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2005)는 해외 영화제에 초청, 상영되었다. 태국 정보통신기술부의 지원을 받은 (2011)를 비롯해 다수의 단편영화를 연출했으며 그룹 포커즈 뮤직비디오, 지드래곤(GD) 홀로그램 라이브 콘서트 등 다양한 영상물의 제작과 기획에 참여했다.
차례
01 존 카사베츠 <그림자들>(1959)
02 데니스 호퍼 <이지라이더>(1969)
03 마틴 스코세이지 <비열한 거리>(1973)
04 짐 자무시 <천국보다 낯선>(1984)
05 스티븐 소더버그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1989)
06 스파이크 리 <똑바로 살아라!>(1989)
07 마이클 무어 <로저와 나>(1989)
08 쿠엔틴 타란티노 <펄프픽션>(1994)
09 대니얼 미릭, 에두아르도 산체스 <블레어 위치>(1999)
10 소피아 코폴라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3)
책속으로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존 카사베츠가 연기코치 버트 레인(Burt Lane)과 진행하던 드라마 워크숍의 학생들이었다. 이들의 연기는 대부분 즉흥연기였는데 존 카사베츠는 배우들에게 장면에 대한 간략한 설명만 주고 구체적인 대사와 캐릭터의 움직임은 철저히 일임했다. 배우들은 함께 출연하는 상대 캐릭터에 대해 논의하는 것조차 금지되었다. 각 캐릭터들이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다양한 시점을 통해 영화를 바라보게 하려는 의도였다. 이러한 연기 방식은 당시 주류를 형성하고 있던 ‘메소드 연기법(method acting)’에 완전히 반하는 것이었다.
‘존 카사베츠 <그림자들>(1959)’ 중에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쟁에서 돌아온 젊은이들의 역할도 컸다. 유럽과 아시아 문화를 체험한 이들은 새로운 문화와 예술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이들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미국 영화에 열광했고 영화를 넘어 ‘청년 문화’ 확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영화들과 변화의 움직임을 가리켜 ‘뉴 할리우드 시네마(The New Hollywood Cinema)’라고 불렀다.
‘데니스 호퍼 <이지라이더>(1969)’ 중에서
짐 자무시 감독의 <천국보다 낯선(Stranger than paradise)>(1984)은 12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 제작 과정 자체도 드라마틱하다. 당시 뉴욕대학교(NYU) 영화과 학생이던 짐 자무시는 독일 출신 거장 빔 벤더스(Wim Wenders) 감독의 <사물의 상태(The state of things)>(1982)라는 작품에 스태프로 일하고 있었다. 촬영이 끝난 뒤, 짐 자무시는 빔 벤더스로부터 남은 흑백필름을 얻었고 <천국보다 낯선>의 1부 격인 단편영화 <신세계(The new world)>(1982)를 제작할 수 있었다.
‘짐 자무시 <천국보다 낯선>(1984)’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