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언어학 개론≫은 허웅 선생이 1960년대 초, 분명하고 독창적인 체계로 세운 언어학 이론을 우리 학계에 소개한 책이다. 유럽과 미국의 다양한 언어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지은이의 관점에서 창의적으로 틀을 짜서 세운, 우리나라 처음의 언어학 개론서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언어학을 연구하고 국어학을 공부하는 데 오랫동안 주요한 지침서가 되었다는 점에서 한국 언어학의 고전으로 높이 평가된다. 이 책이 당대 국어학계와 언어학계의 발전에 끼친 영향은 실로 컸다.
이 책에 나타난 연구 방법의 가장 큰 특징은, 앞선 연구를 계승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독창적으로 발전시킨 점이다. 학문은 앞선 연구의 방법론을 계승하여 발전시키되, 비판적인 관점에 서서 이를 독창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보았다. 학문 연구의 성과란 아무런 바탕 없이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앞선 연구의 전통이 바탕이 되어 이를 계승하고, 수정·보완해서 완성되어 발전해 간다. 그래서 지은이는 앞사람들이 이루어놓은 성과를 이어받아, 새로운 이론을 독창적으로 세워 나가는 연구 방법을 이 책에서 펼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 서서 지은이는 언어학 이론을 전개하면서 나라 안팎의 여러 이론과 사상을 받아들였다. 가까이는 주시경 선생과 최현배 선생, 그리고 우리 선인들의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나라 밖으로는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 이론에 바탕을 두면서, 유럽의 기능-구조주의 언어 이론, 미국의 기술-구조주의 언어 이론을 두루 섭렵하고 있다. 그러면서 어느 한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이를 녹여 지은이의 새로운 이론을 전개했다.
200자평
고(故) 허웅(1918~2004) 교수가 소쉬르의 구조주의적 관점에 자신의 독창적인 관점을 접목하여 쓴 우리나라 최초의 언어학 개론서다. 아직까지도 개별언어학인 국어학이 일반언어학과 곧장 연결이 되지 않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이 책은 선구적으로 일반언어학 이론의 토대 위에 개별언어학인 국어학의 연구 성과를 종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
지은이
허웅 선생은 20세기 후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언어학자이자 국어학자였으며, 한편으로는 국어 운동가였다. 생전에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와 한글학회 회장을 오랫동안 지냈다. 1918년에 태어나 2004년 86세에 돌아가셨다.
허웅 선생은 20세기 후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언어학자이자 국어학자였으며, 한편으로는 국어 운동가였다. 생전에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와 한글학회 회장을 오랫동안 지냈다. 1918년에 태어나 2004년 86세에 돌아가셨다.
허웅 선생의 국어 연구는 민족 문화를 잇고 가꾸는 데서 시작했다. 청년 시절 최현배 선생의 ≪우리말본≫을 처음 대하면서 자신이 나아가야 할 앞길을 결정한다. 그래서 ‘한 나라의 말은 그 나라의 정신이며, 그 겨레의 문화 창조의 원동력이다’라는 생각을 일찍이 마음에 간직했다. 이러한 생각은 허웅 선생 학문의 바탕이 되었으며, 평생을 일관되게 지닌 학문적 태도였다.
그래서 허웅 선생 학문의 성격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연구’와 ‘실천’, 둘의 조화라고 하겠다. 선생의 학문은 국어 연구를 언어과학으로 승화시켰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어를 지키고 가꾸는 실천 운동을 전개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15세기 국어 형태론은 앞에 든 ≪우리 옛말본≫에 집대성되어 있다. 15세기 국어 문법에 대한 공시적 연구에 이어, 선생은 국어 문법사 연구에 착수했다. 우선 범주별 연구에 들어가, 때매김법의 변화를 추적했다. 각 시기별 때매김법을 공시적으로 기술함과 동시에 시기별로 변화해 움직이는 모습을 연구했다. 그 결과는 15세기에서 지금에 이르는 때매김법사 연구인 ≪국어 때매김법의 변천사≫(1987)에 정리되어 있다. 그 이후 선생은 국어 문법사 연구의 방법을 수정하여, 세기별로 공시적으로 기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변화의 모습을 추적했는데, 그 첫 결실은 16세기 국어 문법의 공시적 기술과 그 15세기로부터의 변화를 다룬 ≪16세기 우리 옛말본≫(1989)과 ≪15·16세기 우리 옛말본의 역사≫(1991)로 나타났다.
옮긴이
1953년 경북 영주에서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및 동 대학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언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일반언어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어 문법과 문법 변천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알타이 언어 현지 조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남북언어 표준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국립국어연구원 어문규범연구부장,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장 등을 겸임한 바 있으며, 지금은 문화부 국어심의위원,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 한글학회 연구이사, 우리말글학회 회장, 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어통사론≫, ≪한국어 문법의 연구≫, ≪한국어 문법사≫, ≪언어학과 인문학≫(공저), ≪국어지식탐구≫(공저), ≪구어 한국어의 의향법 실현방법≫, ≪20세기 초기 국어의 문법≫, ≪인문학의 학제적 연구와 교육≫(공저), ≪남북 언어의 문법 표준화≫ 등이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말이란?
1. 말의 정의
2. 언어기호의 성격
3. 말의 개별성과 사회성
언어의 정태와 진화
1. 정태와 진화
2. 정태와 진화의 연구
3. 정태와 진화 연구의 의존성과 독자성
말의 소리 1 (음성학)
1. 음성과 음성학
2. 음성기관
3. 자음
4. 모음
5. 소리의 세기, 높이, 길이
6. 음절
말의 소리 2 (음운론)
1. 음성과 음운
2. 음성학과 음운론
3. 음운의 대립 관계와 결합 관계
4. 음운 분석
5. 운율음운
의미 (의미론)
1. 의미와 의미론
2. 단의, 유연성과 무연성
3. 복의
4. 반대어
5. 어휘의 구조
문법
1. 문법과 문법학
2. 문법학의 두 부문
3. 형태론
4. 통사론
5. 문법범주
문자
1. 문자의 발생
2. 중국 문자
3. 한자의 표음문자화
4. 이집트 문자의 표음문자화
5. 훈민정음
말의 변함 1 (소리의 변함)
1. 통합적 관계로 일어나는 변화
2. 연합적 관계로 일어나는 변화
3. 그 밖의 원인으로 일어나는 변화
말의 변함 2 (의미의 변화)
1. sense 사이의 관련성으로 일어나는 의미 변화
2. name 사이의 관련성으로 일어나는 의미 변화
3. name과 sense의 동시적 관련 의미 변화
언어의 비교
1. 언어의 친족관계
2. 친족관계의 증명-대응의 통칙
3. 공통조어의 복원
4. 언어의 계통적 분류
방언
1. 방언
2. 방언지리학
언어학의 발자취
1. 18세기까지의 언어 연구
2. 19세기의 역사-비교언어학
3. 20세기의 언어 연구
엮은이에 대해
책속으로
우리는 서로 친하게 아는 사람끼리라면,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더라도, 그 소리만 듣고서도, 그 사람을 알아낼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문장을 읽고, 그 작가를 짐작해 낼 수도 있다. 이것은 왜냐하면, 동일한 언어 사회, 동일한 지방에 살면서, 동일한 계층에 속하고, 동일한 직업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각 개인이 쓰는 말은 반드시 꼭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33쪽
이 책의 체계는, 소쉬르 언어학의 랑그 빠롤의 분리와, 통시 공시의 원리를 지키면서, 그 구조주의적 관점을 취해서 언어 구조를 파악하려는 데 주안을 두었다. 그러나 랑그의 파악은-특히 외국어의 경우에는-그 빠롤로서의 실현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어의 구체적인 자료상-특히 구체적 음상-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17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