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조장희는 통시적으로나 공시적으로 시간과 문화를 초월해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보편성에 근거한 동화를 쓰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많은 작품에서 나타나는 특성 중 하나는 바로 자연의 질서에 맞춰 살아가는 다양한 목숨들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다루는 소재 또한 다양하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아기개미와 꽃씨>에서 개미와 꽃씨를 비롯해 ≪괭이씨 미요≫에서의 고양이 등 많은 동물과 식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에서 찾아보면 호박 덩굴과 고추잠자리, 청둥호박, 갈매기, 제비, 새, 이무기와 물고기, 민들레, 조각구름, 고드름, 개구리, 풀벌레, 무지개, 도깨비와 허수아비 등 모든 것이 소재로 등장한다. 따라서 그의 작품 세계에 나타나는 특성은 다양한 시점이 주는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과 식물 그리고 해와 달 같은 자연물이 갖는 다양한 시점은 인간 중심의 사고, 물질 중심의 현실 논리를 전복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게 한다.
조장희의 작품 세계는 주제 면에서 크게 두 가지 특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각각의 소재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가치의 발견이다. ≪괭이씨 미요≫에서 애완동물로 살아가는 고양이가 버려져서 많은 어려움 끝에 고양이다움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우리가 애완동물 혹은 반려동물이라고 키우면서 사랑한다고 하는 행위들이 진실로 상대 동물들에게 행복한 일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다른 하나의 특징은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삶의 가치 발견이다. <도 첨지와 허 첨지>에서 발전, 변화라는 이름으로 순리에 역행함으로써 사라져 버린 농촌의 소중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어떤 달밤>, <서울로 온 청둥호박>, <글방의 첫손님> 등의 작품에서는 순환 구조 속에서 태어나고 소멸하는 생의 아름다움을 보여 줌으로써 독자도 모르는 사이에 순리를 깨닫게 한다.
200자평
조장희는 시간과 문화를 초월해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보편성에 근거한 동화를 쓰는 작가다. 그는 많은 작품에서 자연의 질서에 맞춰 살아가는 다양한 목숨들을 이야기한다. 소재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가치의 발견,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삶의 가치 발견이 그의 작품의 주제 면에서 드러나는 특성이다. 이 책에는 <벌레 교향악단> 외 13편이 수록되었다.
지은이
1939년 충청북도 청원군에서 태어났다.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6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엄마 마중>이 가작으로 입선되고 이듬해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산골 겨울밤>이 당선되었다. 신구문화사에서 ≪어깨동무≫의 편집부로 옮기고 편집장을 맡았다. 중앙일보사 출판국에서 다수의 잡지를 창간하고 총괄 제작 지휘했다. ≪아기개미와 꽃씨≫, ≪벼락맞아 살판 났네≫, ≪괭이씨가 받은 유산≫, ≪해를 삼킨 이무기≫, ≪도깨비는 심심하다≫ 외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세종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박홍근문학상 등을 받았다.
해설자
1960년 충남 공주에서 출생했다.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하여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 MBC 창작동화 <동생과 색종이>로 대상, 2009년 <윤석중 연구>로 범정 학술논문 우수상, 2011년 <오리부부의 숨바꼭질>로 단국문학상 수상했다. 저서로 ≪괭이의 꿈≫, ≪옹고집전≫, ≪엄마를 키우는 아이들≫, ≪윤석중 연구≫, ≪오리부부의 숨바꼭질≫, ≪집으로 가는 길≫ 외 다수가 있다. 2013년 현재 한경대학교 겸임교수로, 한서대학교, 우석대학교에서 강사로 아동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차례
작가의 말
벌레 교향악단
어떤 달밤
해를 삼킨 이무기
뭍에 오른 못난이 고기
조각구름들의 여행
참새 아파트의 수정 커튼
꿈꾸는 민들레
뚱보 갈매기
달은 달이지
서울에 온 청둥호박
귀머거리 종지기와 벙어리 새
새 무지개 한 자락
도 첨지와 허 첨지
비행기를 탄 제비
해설
조장희는
노경수는
책속으로
또 얼마의 날이 지났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몸통의 앞쪽에서 네 갈래의 발가락이 달린 다리 한 쌍이 나왔습니다. 이제는 다리가 넷 달린 물고기가 된 셈이었습니다.
못난이 고기는 너무도 기가 막혀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홧김에 못난이 고기는 뒷다리로 물을 박차고 풀쩍 뛰어올랐습니다.
못난이 고기는 어느새 뭍에 올라와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아, 그러나 숨이 답답하지도 않고, 이제껏 맡아 보지 못했던 달콤한 향기가 코로 스며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노랑나비가 팔랑팔랑 날아왔습니다.
“어머나, 아기 개구리구나. 예쁘기도 해라!”
못난이 고기는 이제 못난이 고기가 아니었습니다.
물속에서 보낸 올챙이 시절에 그토록 놀림감이 되었던 못난이는 이제 훌륭한 개구리가 된 것이었습니다.
-<뭍에 오른 못난이 고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