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화연구와 담론분석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간이 자신의 일상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떻게 구체화하는지 그 모습이 나타난다.
세계를 이해하고 문화를 구성하는 주요 수단은 무엇일까? 문화연구는 그것이 언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 언어는 문화의 중심이다. 그렇다면 문화적 형태의 담론 구성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이 질문에 문화연구는 명확하게 답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언어가 어떻게 세계를 형성하고, 구성하며, 실현하는지 살필 수 있는 맥락과 기술, 도구를 제공한다. 비판적 담론분석이 바로 그 방법이다. 저자들은 그것이 문화연구를 어떻게 진전시키며, 젠더와 민족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얼마나 향상시키는가를 상세히 고찰한다.
대담하고 치밀한 책이다. 예술과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학자와 연구자, 학생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다. 문화연구와 담론분석의 논쟁에 관한 명확한 요약뿐만 아니라 저자들만의 독특한 접근과 생생한 사례 분석을 제공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이론과 기초 연구를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훌륭한 텍스트다.
- 캐스 우드워드(Kath Woodward), 영국 개방대학의 사회학과 교수
1장은 언어와 문화의 연계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기호, 부호, 텍스트에 대한 이론을 살피고 ‘기호를 읽는 행위’와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하기’의 의미를 분석한다. 비트겐슈타인을 중심으로 소쉬르, 바르트, 푸코, 데리다 등의 언어관을 무게 있게 다루고, 이들 사상의 이면에 있는 인식론, 이른바 ‘구조주의’와 ‘탈구조주의’에 대해 논한다. 그러고 나서 언어의 실천적 측면에 대해 분석할 수 있는 담론분석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비판적 담론분석(CDA)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2장은 언어, 정체성과 문화정치의 연계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서는 언어를 발화하는 행위 주체들이 한편으로 문화적 행위 주체임을 상기시킨다. 언어 정체성과 문화 정체성은 문화연구의 중심 화두이므로, 자연스럽게 문화연구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면서 ‘문화화된 자아’, ‘문화적 주체’, ‘문화적 담론’, ‘문화정치’ 등의 주요 개념을 진지하게 고찰한다. 특히, 문화정치라는 개념에서는 ‘언어’, ‘문화’, ‘정체성’의 연계 속에서 발생하는 힘과 권력과의 함축적 관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3장은, 텍스트 지향의 담론분석으로부터 언어적 사회 실천에 대한 담론분석과 ‘비판적 담론분석(CDA)’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또 비판적 담론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언어 관련 주요 개념과 분석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이들 분석을 통해 파악하게 되는 담론의 사회적 기능, 문화적 기능, 이념적 가능 등에 대해 논의한다.
4장과 5장은 이 책에서 시도하고 있는 문화연구와 담론연구의 연계성의 성과를 실제 사례를 통해 실증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4장은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남성들의 ‘젠더와 사회적 정체성’을 근간으로 하여, 그들이 어떻게 담론적 행위를 수행하고 있는가를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5장은 ‘문화 정체성’과 그로 인한 ‘언어 및 담론 수행’에 대해 ‘폴란드와 폴란드인’의 경우를 사례로 들어 분석한다. 폴란드라는 ‘국가 정체성’과 폴란드인이라는 ‘민족 정체성’에 대해 논의하며, 이러한 정체성이 어떻게 일상 언어 행위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지를 잘 제시한다.
6장은 ‘문화연구와 담론분석의 연계성을 통한 융합(complexity)’의 형태로 실제 나타나는 복합적 정체성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들 분석의 성과에 대해 논의한다. 실제 사회에서는 젠더 정체성, 인종 정체성, 민족 정체성, 국가 정체성, 종교 정체성 등과 같이 여러 종류의 정체성이 서로 접변하면서 어우러지게 된다. 이러한 복합적 정체성을 분석하는 데 있어, 이 책에서 시도하는 문화연구와 담론연구의 융합이 이룩해 내는 성과에 대해 논의한다.
200자평
세계를 이해하고 문화를 구성하는 주요 수단은 무엇일까? 문화연구는 언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화연구는 죽은 텍스트에 침몰해 살아 있는 주체들의 발언을 분석하는 데는 실패했다. 비판적 담론분석은 말하는 인간들에 관한 연구다. 이 책은 비판적 담론분석이 문화연구를 어떻게 진전시키며, 젠더와 민족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얼마나 향상시키는가를 상세히 고찰한다.
지은이
크리스 바커
문화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학자로, 호주 울런공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문화연구를 가르친다. 영국의 버밍엄 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리즈 대학교에서 TV 드라마에 관한 문제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의 험버사이드와 울버햄프턴 대학교 등에서 강의했으며, 언어, 정체성 그리고 글로벌 미디어에 대해 연구해 왔다.
저서로는 『글로벌 텔레비전(Global Television: an Introduction)』(1997), 『텔레비전, 지구화, 그리고 문화적 정체성(Television, Globalization, and Cultural Identities)』 (1999), 『문화연구: 이론과 실제(Cultural Studies: Theory and Practice)』(2000), 『문화연구 이해하기(Making Sense of Cultural Studies)』(2002) 등이 있다.
다리우시 갈라신스키
영국 울버햄프턴 대학교에서 미디어와 문화연구 전공 강사로 재직 중이다. 크리스 바커와 여러 공동 작업을 했으며, 문화연구와 관련된 많은 저작을 발표했다.
옮긴이
백선기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이다. IAMCR(국제언론학회) 국제평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크리스 바커와 교류하게 되었다. PACA(태평양아시아 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한국기호학회의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언론정보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와 한국언론학회 총무이사 및 이사, 한국방송학회 회장,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원장을 지냈다. 저서로는 『인터넷 공간의 진화와 미디어 콘텐츠』(공저, 2007), Media Coverage and Semiotics(2007), 『영화, 그 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2007), 『미디어, 그 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2007)을 비롯하여 『전쟁보도와 미디어 담론』(2005), Television News, Images and Semiotics(2004), News, Signs and Culture(2004), 『대중문화, 그 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2004), 『한국 언론 보도의 기호학』(2004), 『텔레비전 영상 기호학』(2003), 『정치담론과 인터넷』(2003), 『텔레비전 문화의 기호학』(2002), 『사이버 선거와 인터넷』(2001), 『언론보도와 신화적 인식』(1998), 『한국 선거보도의 기호학』(1997) 등이 있다. 역서로는 『미디어 담론』(2004), 『문화연구란 무엇인가』(2000) 등이 있다. 이 중 『영화, 그 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은 2008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고, 『한국 선거보도의 기호학』과 『문화연구란 무엇인가』는 한국언론학회 희관 저술상을 수상했다.
차례
옮긴이의 글
감사의 글
1장 언어, 문화, 담론
이 책에 대해
문화와 언어
기호, 텍스트와 부호: 문화연구에서의 구조주의
기호 읽기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탈구조주의와 재현의 위기
데리다와 문화연구
언어 규제
비트겐슈타인과 언어의 활용
로티와 화용론의 부활
민속지학과 질적 실증주의 작업
현재까지의 이야기…
비판적 담론분석(CDA)
결론
2장 언어, 정체성, 문화정치
언어와 문화화된 자아
은유적 내부
반사적 투사로서의 자아-정체성
정체성의 분열
언어, 정체성과 사회적 실천
행위주에 대한 고려
문화적 담론과 생화학적 몸
진화와 언어의 한계
언어와 정체성의 문화정치
요약과 결론
3장 담론분석을 위한 도구
텍스트 지향의 담론분석
비판적 담론분석
담론분석의 언어적 도구
관념적 기능
대인적 기능
분석의 타당성과 결론
4장 아버지라는 이름: 남성 정체성의 수행
정체성의 수행
남성으로서의 고통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두려움과 통제의 매력
황홀감을 찾아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
변화를 위한 시간
차이 없는 공간
면밀한 조사
결론: 우리의 아버지들…
5장 민족성의 언어: 폴란드인이라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민족성의 개념
국가 정체성
폴란드인의 정체성: 일상 언어의 성취
언어와 종교
언어와 종교의 재도입
민족성과 작동 중인 실천
선택되는 민족성
민족성의 참을 수 없는 딜레마
행위주와 수동자: 시각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행위주 분석
행위주와 대상자(수동자)
결론
6장 중첩성
정체성들의 접변
젠더화된 민족적 정체성
맥락에서의 젠더화된 민족적 정체성
결론: 이 책에 대한 반추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우리는 비판적 담론분석(CDA)이 사회 세계(the social world)를 형성하고 구성하며 규정하는 데에, 언어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이해와 서술과 도구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비판적 담론분석은 문화연구를 도와주며 풍성하게 해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론적 접근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때때로 유사한 연구 영역에서 흥미를 지닌 두 가지 탐사 영역(문화연구와 담론분석) 사이에 유용한 학제 간의 대화를 시도해 보려고 한다.
_ ‘1장 언어, 문화, 담론’ 중에서